오래된 골목에서는 길을 잃어도 좋다. 야트막한 담장, 계절을 뽐내는 꽃나무, 낡지만 정겨운 생활의 흔적들… 이 모든 풍경이 느긋한 안도를 선사한다. 감성 가득한 벽화까지 더해진다면 어떨까? 올해 1월 입사해 분주한 적응기를 보내고 있는 기계설계팀 전현우·원도연 매니저가 충주 지현동 사과나무 이야기길을 찾았다.
“충주 시내를 제대로 나와본 건 처음이에요.” “저도 마찬가지라 기대가 되네요.” 입사 4개월 차, 업무에 적응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전현우·원도연 매니저는 머리도 식히고 충주와도 친해질 겸 봄나들이에 나섰다. 충주는 역시 사과의 도시가 아니겠는가. 두 사람의 발길이 닿은 곳은 충주 특산물인 사과의 역사가 시작된 지현동 사과나무 이야기길이다.
1912년 용운사지터에 50여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은 것이 충주 사과의 시작이다. 역사적 의미를 기억하기 위해 충주밀알교회부터 지현동주민센터까지 350m에 이르는 골목을 중심으로 아기자기한 사과나무 이야기길이 조성돼 있다. 이곳의 매력은 발걸음을 뗄 때마다 시선을 사로잡는 벽화다. 감성 가득, 동심 충만한 벽화를 따라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탐색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동심 퐁퐁 동화길’ ‘마음이 머무는 꽃길’ ‘커피가 있는 재즈길’ 등 사잇길의 이름을 살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조용한 주택가이지만 멋스러운 와인바, 재즈바, 카페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데이트 코스로도 제격이다. 특히 이제는 만나기 힘든 공중전화 부스에 작품을 전시한 모습이 눈길을 끈다. 과거와 현재가 예술작품으로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풍경이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벽화를 배경으로 유쾌한 인증샷을 찍으며 걷다 보면 제법 근사한 건물이 등장한다. 충주의 새로운 문화·예술공간으로 지난해 문을 연 ‘지현 문화플랫폼’이다. 지역 기반의 전시와 문화를 즐길 수 있고 4층 카페에는 지현동 골목길과 충주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탁 트인 전망이 기다리고 있기에 잠시 쉬었다 가기 좋다.

두 남자의 봄나들이 마지막 여정은 ‘사랑’으로 끝이 났다. 높은 옹벽에 그려진 탐스러운 사과나무와 ‘LOVE’ 조형물이 돋보이는 ‘사랑의 계단’은 자연스레 소중한 사람을 떠오르게 한다. 전현우 매니저는 어머니와 조용히 걷기 좋은 길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어머니 건강이 안 좋으시거든요. 동네가 조용하고 소박해서 어머니와 기분 전환하러 오면 좋을 것 같아요.”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가 있어요. 조만간 충주에서 데이트를 하려고 했는데 이곳에 들러야겠습니다.” 원도연 매니저는 여자친구와의 데이트를 그렸다. 좁고 오래돼서 조금은 불편한 골목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생각나는 길이라니, 소박하지만 따뜻한 사과나무 이야기길의 힘이 아닐까.

충주 벽화 골목을 걸어본 소감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곳이네요. 오가며 마주친 주민분들도 따뜻해서 오랜만에 인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음은 비우고 감성은 채우며 혼자 걷기 좋은 길 같아요. 전화부스를 활용한 갤러리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고 보니 낯설기만 했던 충주와 한층 가까워진 것 같아요. 사랑하는 사람과 손잡고 느긋하게 걸으며 사진 찍기 좋은 나들이 장소예요. 연인과 함께한다면 사랑의 계단은 빼놓지 마세요!

근처 맛집은 어디에?

벽화 감상을 마친 두 매니저는 지현동 맛집으로 유명한 ‘낮과밤’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넓은 정원과 다양한 메뉴로 인기가 많은 곳. 이 외에 가볼 만한 근처 맛집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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