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시전행랑이 모여 있던 종로는 예나 지금이나 서울의 중심으로 통한다. 보신각 맞은편에 우뚝 솟은 종로타워는 종로가 여전히 건재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랜드마크다. 독특한 건물 구조와 비표준 규격의 승강기는 쉽지 않은 숙제였지만 우리 회사는 리모델링을 성공적으로 마쳐 종로에 의미 있는 실적을 더했다.

지상 33층, 133m의 종로타워는 3개의 기둥이 최상층을 띄워 올린 독특한 구조로 지어졌다. 1999년 완공 당시 우주선이 착륙한 모습 같다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런데 20년이 지나 엘리베이터를 리모델링할 때가 되자 이 멋진 구조체가 난관으로 작용했다.

우선 9대 전 호기가 모두 비표준 규격이라 기계실이 매우 협소했다. 종로타워의 정체성인 기둥은 전망용 승강기의 홀이기도 한데, 문제는 카 내부가 부채꼴 모양이라는 것. 여기서 끝이 아니다. 2대는 비표준 고용량 인화물용 호기(2,340kg)이고 1대는 유압식 화물 호기로 사양이 제각각 달랐다. 이렇다 보니 과거에 한 차례 교체 공사를 추진했지만 우리 회사를 포함한 메이저 승강기 제조사 모두 어렵다고 판단해 공사가 연기된 적이 있다.

지상 33층의 종로타워는 독특한 건물 구조가 특징인 종로의 랜드마크다.

종로타워 기둥에 설치된 엘리베이터의 카 내부는 부채꼴 모양이다.

모두 함께 이뤄낸 성공적인 결과

하지만 우리 회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다시 입찰 소식이 들려왔을 때 양중팀, 기술영업팀, 설치팀이 함께 건물 실측에 나섰고 연구소, 설계팀 등 거의 모든 부서가 합류해 꼼꼼히 검토한 후 비로소 교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KT광화문 신사옥(KT청진빌딩)과 청진8구역(종로타워8)을 직접 수주한 경험을 강조하고, 관계자들과 함께 레퍼런스 현장을 방문해 우리 회사 고속 기종의 승차감과 우수성을 알리기도 했다. 그 결과 2020년 7월 계약을 성사해 2021년 1월부터 12월까지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물론 공사 기간 내내 넘어야 할 산은 많았다. 우선 철거 작업부터 난관이었다. 기계실 높이가 매우 낮아서 철거에 필요한 후크와 트롤리 빔을 설치할 공간이 없었던 것. 어쩔 수 없이 양중지 지점 4개소를 각각 개별 인양한 후 철거를 진행했다. 또 유압식 화물용 승강기가 설치된 곳은 복도의 폭과 넓이가 매우 좁아서 기기와 레일 반입이 어려웠다. 이에 기계실이 필요 없는 MRL 기종으로 변경해 고객사와 우리 회사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었다. 종로타워는 환경적 제약이 많은 현장이었지만 우리 회사는 축적된 기술력과 유연한 대응으로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냈다. 성공적인 리모델링으로 우리 회사는 다시 한번 국내 승강기 산업 1위의 위엄을 뽐낼 수 있었다.

종로의 중심, 모두 고속 기종이 우뚝

서비스 기사에게도 종로타워는 유의미한 현장이다. 하나의 건물에서 다양한 승강기를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리모델링 완료 후부터 지금까지 종로타워를 맡고 있는 강북지사(서비스) 정창훈 직장은 치열했던 리모델링 과정과는 다르게 현장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속 승강기, 고용량 승강기, 비표준 승강기로 다채롭게 구성돼 있지만 지금껏 큰 고장이나 사고가 없을 만큼 안정적인 현장입니다. 리모델링 과정을 완벽하게 마무리해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신뢰를 이어가기 위해 저 역시 긴장을 놓지 않고 점검하고 있습니다.”

6대의 고속 승강기는 회전체 소음과 윤활유가 묽어지지 않도록 신경 쓴다. 2대의 31인승 고용량 승강기는 문이 한쪽으로만 열리는 사이드 오픈형 도어다. 닫히는 시간이 일반 승강기보다 느려 타고 내릴 때 부딪히는 일이 많이 발생하는 만큼 도어 위주로 살핀다. 최근에는 종로타워가 단일 회사를 중심으로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운영 효율에 대한 고민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여러 회사가 입주해 있어서 승강기 이용량이 분산됐어요. 그런데 지금은 하나의 회사가 대부분의 층을 사용하고 있어서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이 같아 특정 시간에 대기자가 몰리고 있습니다. 논의 중인 행선층 예약 시스템을 적용하면 훨씬 나아지겠죠. 스피드 게이트 및 추가 엘리베이터 설치도 계획 중이라고 알고 있는데, 우리 회사의 저력을 또 한번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우리 회사는 25년 동안 종로를 상징해온 종로타워에 고속 기종을 안정적으로 설치하며 의미 있는 실적을 추가했다. 무엇보다 모두가 어렵다고 돌아선 현장에 과감히 도전해 ‘현대엘리베이터는 비표준 대응력에도 강하다’라는 인식을 뚜렷하게 심어줬다. 현대엘리베이터이기에 가능한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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