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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beach)’과 ‘빗질(combing)’의 합성어인 비치코밍(Beachcombing). 신조어처럼 보이지만 그 유래는 꽤 오래됐다. 자원이 부족하던 시절, 해안가 주민과 선원들은 바닷가에 떠밀려온 각종 부산물과 쓸만한 물건들을 주워 생활에 활용했다. 목재, 귀금속은 물론 조개껍데기, 산호 등 살림에 보탬이 될 만한 물건을 수집하는 일은 생존을 위한 자연스러운 활동이었다.

물자가 넉넉해진 19세기를 거치면서 비치코밍은 탐험의 영역으로 확대됐다. 미지의 세계에서 흘러온 특별한 물건을 찾아내는 재미에 초점을 맞춘 것. 덕분에 희소성에 가치를 둔 이색 콜렉터를 낳기도 했다. 그리고 최근에는 새로운 해양 환경 보호 활동으로 비치코밍이 주목받고 있다. 해변의 쓰레기를 주워 예술이나 공예 작품의 소재로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비치코밍, 생존에서 환경 운동으로

우리나라 해양 쓰레기 발생량은 연간 약 15만 톤. 페트병, 유리병, 비닐 등 온갖 생활 쓰레기는 물론 낚시∙어업 활동 장비도 상당하다. 비치코밍은 이를 수거해 창작의 소재로 다시 활용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플로깅(plogging)과 차별화되는 지점도 여기에 있다.
스웨덴어 ‘플로카 업(plocka upp; 줍다)’과 영어 ‘조깅(jogging; 달리다)’의 합성인 플로깅은 달리면서 쓰레기를 주우며 건강과 환경을 함께 챙기자는 운동이다. 플로깅이 개인의 건강과 환경을 함께 지키는 활동이라면, 비치코밍은 한발 더 나아가 환경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재창조한다는 의미가 크다.
작품으로 변신한 해양 쓰레기
비치코밍으로 수집한 잡동사니들은 어떤 모습으로 변신할까? 마모된 유리를 활용한 씨글라스 공예가 대표적이다. 색과 모양이 다양하고 빛을 투과할 수 있어 무드등이나 모빌 소재로 쓰이고, 값비싼 보석을 대체하는 공예품 재료로도 활용된다. 원형 부표는 조명이나 화분으로 재활용되며, 폐그물이나 낚시 바늘 등은 바다 오염의 심각성을 강렬하게 전하는 작품의 단골 소재다.
미세 해양 쓰레기를 확대한 이미지를 아름다운 행성처럼 표현한 작품, 제주의 여성 작가들이 해녀들과 끌어올린 해양 쓰레기로 해녀의 얼굴을 묵직하게 표현한 작품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각양각색 해양 표류물 자체가 강렬한 친환경 메시지를 품고 있기에 하나하나가 값진 소재가 된다.
미세 해양 쓰레기를 확대한 이미지를 아름다운 행성처럼 표현한 작품, 제주의 여성 작가들이 해녀들과 끌어올린 해양 쓰레기로 해녀의 얼굴을 묵직하게 표현한 작품도 깊은 인상을 남긴다. 각양각색 해양 표류물 자체가 강렬한 친환경 메시지를 품고 있기에 하나하나가 값진 소재가 된다.


씨글라스(Sea glass)는 바다에 버려진 유리가 깨지고 풍화돼 형성된 유리 조각들이다.
매끈매끈하고 둥근 모습과 알록달록한 색 때문에 ‘바다의 보석’이라고도 불린다.
ⓒ맘스뱃지&바다굿즈(@momsbadge)

씨글라스(Sea glass)는 바다에 버려진 유리가 깨지고 풍화돼 형성된 유리 조각들이다.
매끈매끈하고 둥근 모습과 알록달록한 색 때문에 ‘바다의 보석’이라고도 불린다.
ⓒ맘스뱃지&바다굿즈(@momsbadge)



제주 해안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제주클린보이즈클럽’은 바다에서 주운 부표들로 ‘부표행성, 2022’라는 작품을 만들어 전시했다. ⓒ제주클린보이즈클럽(@jejucleanboysclub)
제주 해안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제주클린보이즈클럽’은 바다에서 주운 부표들로 ‘부표행성, 2022’라는 작품을 만들어 전시했다. ⓒ제주클린보이즈클럽(@jejucleanboysclub)



부산문화재단은 지난 4월 22일(지구의 날)부터 5월 31일(바다의 날)까지 ‘비치코밍 아트전’을 열었다. 한∙일 시민 100여 명이 수거한 해양 쓰레기를 7명의 시각예술 작가들이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부산문화재단
부산문화재단은 지난 4월 22일(지구의 날)부터 5월 31일(바다의 날)까지 ‘비치코밍 아트전’을 열었다. 한∙일 시민 100여 명이 수거한 해양 쓰레기를 7명의 시각예술 작가들이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부산문화재단
이번 휴가엔 나도 비치코머?
쓰레기를 줍고 분류해 작품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은 해양 환경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는 동시에 쓰레기를 줄이고, 함부로 버리지 말자는 다짐으로 이어진다. 그 징표로 세상에 하나뿐인 근사한 작품이 남는다면 한번쯤 도전해볼 만하지 않을까. 나무토막에 낚싯줄을 줄줄이 늘어뜨려 조개, 씨글라스 등을 일렬로 엮기만 해도 특별한 모빌이 완성된다. 나 홀로 비치코밍이 어색하다면 체험 프로그램을 찾아보자. ‘생명의 보고’ 바다와 함께하는 여름휴가가 더 특별해질 것이다.
제주


건강한 바다를 고민하는 공방. 제주 바다에서 주운 유리로 액자, 브로치를 만든다. 시간과 자연에 마모된 유리의 감성을 감각적으로 재구성한다.
주소: 제주도 제주시 한림읍 귀덕6길 192
문의: 010-8155-1242
문의: 010-8155-1242
속초


깨진 병 조각, 버려진 밧줄, 조개, 떠밀려온 해초 등으로 기념품을 제작해 판매한다. 직접 재료를 수거해 그립톡, 키링, 석고방향제, 소주잔 등을 만드는 프로그램도 있다.
주소: 강원도 삼척시 대학로 13-1 1층
문의: 0507-1393-2705
문의: 0507-1393-2705
고성


비치코밍에 적극적인 고성군은 약 2시간 코스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인솔자와 해변을 걸으며 각종 해상 쓰레기를 줍고, 이를 활용해 작품을 만든다.
주소: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동해대로 6021
문의: 033-680-3556
문의: 033-680-3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