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D 조직의 업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선행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직(Research)’,
그리고 이러한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제품화와 상품화를 이뤄내는 ‘개발직(Development)’이다.
국내 1위의 승강기 제조 회사로서 글로벌 업체에 맞서려면 선도적인 기술 개발은 필수.
우리 회사는 상품화는 물론이고 미래 먹거리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서도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러던 중에 올해 초 산업통상자원부의 R&D 투자 과제 중 ‘건물의 에너지 효율 향상 및
승객 갇힘 사고 방지를 위한 친환경 승강기 안전 시스템 개발’ 과제를 발견하고 도전장을 내밀었다.
혁신적 기술 개발을 전제로 한 정부 지원 과제를 놓칠 수 없었다.

“해당 과제는 에너지와 안전, 두 가지 목표를 확실히 설정하고 있습니다. 에너지 절감을 위한 초고효율 전력 변환 시스템(에너지 통합 제어 기술), 승객 갇힘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 제어 기술(친환경 슈퍼 커패시터를 이용한 자동 구출 운전 제어 기술, 고장 허용 제어 기술)을 얼마나 혁신적으로 구현하느냐가 핵심입니다.”
국책 연구 과제는 주관 연구 기관과 함께 시너지를 높일 역량 있는 공동 연구 기관을 발굴하고 함께 합을 맞추는 과정이 중요하다. 이에 전기개발담당 최윤영 상무를 비롯한 일원들은 최적의 외부 연구 기관을 선정해 각 기관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과제 개념을 설명하고 참여를 부탁했다. 이때 무엇보다 신경 쓴 부분은 개발 과제의 성능 목표와 지표였다. 기관들과 치열한 회의를 거쳐 실현 가능한 숫자들을 도출했다.

“저희가 제안한 초고효율 승강기 시스템을 설치하면 고리 원전 2호기 수준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는 점을 데이터로 강조했습니다. 더불어 이번 과제에서 개발할 ‘정전 및 구동 센서 고장 발생 시 승객 갇힘 방지 기술’은 승강기 갇힘으로 인한 불안과 불편을 해소하고 소방대원 출동, 예방 교육 및 예방 훈련 등의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 효율과 안전, 혁신 기술의 키
2024년 7월부터 2027년 3월까지 33개월 동안 진행되는 이번 과제는 총 5곳의 공동 연구 기관과 함께한다. 비나텍㈜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태양광 모듈을, 한양대학교는 에너지 제어 및 안전 제어 프로그램을, 서일대학교는 디지털 트윈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고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 및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서는 성능 평가∙인증 기준∙표준화 연계를 위한 대책 등을 연구한다.
‘건물의 에너지 효율 향상 및 승객 갇힘 사고 방지를 위한 친환경 승강기 안전 시스템 개발’ 과제 범위


“우리 회사는 주관 기관으로서 우리가 맡은 연구를 진행할 뿐만 아니라
공동 연구 기관의 일정, 수행 과정, 성과 등 과제 전체를 관리합니다.
연구적으로는 전력전자팀에서 승강기 시스템을 설계하고,
초고효율 전력 변환 장치와 ESS 충·방전 장치를 개발합니다.
또한 모든 연구가 완료된 후에는 시제품을 제작해 충주 테스트타워에서
검증 작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제조업에도 신재생 에너지와 친환경 기술의 중요성이 떠오르는 만큼 이번 수주는 더욱 의미가 크다.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거치며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문제에 관심이 매우 높아진 상황에서 에너지 효율에 민감한 글로벌 시장을 두루 공략할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가 높다.


“글로벌 승강기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강력한 에너지 효율 인증 제도를 운영한다는 점에서 고효율 승강기의 니즈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에너지 효율 관련 첨단 기술이 접목된 승강기가 개발된다면 향후 더 도전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네옴(Neom) 시티 관련 승강기 혁신 기술 제안에도 적극 활용할 수 있습니다.”
건물의 에너지 사용 비용 절감과 승강기 전원 설비 용량 저감을 이끄는 기술, 승객 갇힘 사고를 막아 안전도를 높이는 기술, 강인한 시스템 성능을 검증하는 까다로운 평가와 인증 기준까지 이들의 도전 과제는 선명하다. 그렇기에 패기가 넘친다. 각 기관을 안정적으로 조율하며 기간 내에 성능 및 지표를 충분히 만족할 기술을 꼭 개발하겠다는 각오다. 지금껏 보지 못한 승강기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참 듬직하다.




